최 씨 아저씨는 손재주가 많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팔찌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팔찌를 받은 아이들의 기뻐하는 모습에 공예 하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데 줄 사람이 없어, 아이들한테 좀 나누어줄 텨?"
팔찌를 한 아름 받아서 복지관으로 왔다.
최 씨 어르신의 소망과는 다르게 바쁘다는 핑계로 팔찌는 책상 서랍 한쪽에 놔뒀다.
올해 어린이날을 즘해서 최 씨 어르신님이 직접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병원에 입원하셨고, 아마도 앞으로는 그런 날을 잡지는 못할 것 같다.
서랍을 열 때마다 보이는 팔찌가 마음 한구석을 쿡 찔렀다.
그래서 오늘은 팔찌를 가지고 복지관을 나섰다.
평소 만나던 분들 중 팔찌를 좋아하실만한 분을 찾았다.
"이거 한번 보실래요? 어때요?"
"이쁘다. 나이가 드니까 이런 게 좋더라고..."
"몇 개 드릴게요, 혹시 주변에도 드릴 분 있어요?"
"있지, 몇 개 더 줘봐"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이거 남성 어르신이 만드신 거예요"
"세상에 정말로?, 너무 이쁘다. 고맙다는 인사 전해드려요"

팔찌를 받는 사람들은 모두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최 씨 어르신이 이런 인사를 받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때를 잡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복지관에 돌아와서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랜만이죠?, 잘 계시나요?"
"응...(힘이 빠져 보이신다.)"
"이전에 팔찌 만들어주셨잖아요, 그거 오늘 몇몇 분들에게 나누어 드렸어요"
"응... (역시나 힘이 없으신 것 같다)"
기뻐하실 어르신의 목소리를 생각했는데
오랜 병원 생활로 기력이 쇠해지신 것 같다.
최 씨 어르신의 웃는 모습과 웃음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럴 힘이 없는 것 같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일을 미뤘는데, 그때 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작은 소망을 이루며 행복하셨을 모습이 그려지는데 아쉽다.
아저씨의 팔찌를 매개로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는 모습을 그릴 수 있었는데...

오늘 고맙다는 인사로 받은 이 요구르트는 제 몫이 아니고
최 씨 어르신의 몫일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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