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겨울을 맞이하기 전 온 가족이 모여 김장을 한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담근 김장을 나누어 간다.
오래전 김장문화는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 간의 어울림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전통 사회에서는 두레나 품앗이와 같은 관습을 통해 김장행사를 통해 노동력을 교환하며 이웃과의 관계를 다지는 계기도 되었다.
좋은 재료와 여러 이웃, 가족들간의 어울림으로 맛을 내어 사람 간의 어울림을 실현하는 김장, 우리 한국인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우리 가족들도 11월 셋째주 정도면 한데 모여 김장을 한다.
지난 김장 시즌에는 잠시 들려 음식만 먹고 갔었는데, 이번 김장행사에는 직접 참여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사실 조금 늦게 도착했더니, 배추의 전처리는 어느 정도 끝나 있었다.
양념을 섞고 배추 절이는 일을 도와드렸다.
둘째 이모의 역동적인 동작에서 김장김치 양념의 맛이 느껴진다.
한국인의 매운맛은 연약해 보이는 여자에게도 이런 힘이 있는 것을 보여준다.
김장김치는 자고로 조금 칼칼하고 짭짤해야 한겨울을 나면서 맛이 더 해진다.
버무림 작업은 내일이지만 김장 속은 잠시 후 저녁에 맛을 볼 수 있다.
잘 익은 고기와 함께...
김장 1일 차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나 반려견(아키타) 리라와 동네 산책을 다녀왔다.
귀여운 시바견 같이 생겼는데, 일본의 아키타견이라는 품종이다.
사진으로는 등치가 아담해 보이지만, 정말 산만한 등치를 가지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 산책을 했는데, 늠름하게 표정을 보여주며 셀카에 응해주었다.
아키타견은 아키타현 지방의 마타기라는 개로서 지방 성주들의 투견으로 길러졌다고 한다.
지금은 일본의 천연기념물이라는데 이 강아지가 이곳으로 온 이유는 모르겠다.
고된 김장 노동을 끝 마쳤으니, 보상받아야 할 때다.
화로에 불을 올린다.
불이 잘 붙여진 숯 위에 고기를 올린다.
태백에서 공수한 태백한우.
부위는 꽃 갈빗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이모가 태백에서 공수해와도 그때 그 맛이 안 났는데, 오늘은 노동을 해서인지 정말 맛있었다.
아버지가 키운 표고버섯과 서해안에서 자란 소라, 가리비도 함께 했다.
김장을 하러 온 것인가? 먹으러 온 것인가?
직접 만든 화목난로에 구운 고구마.
고기만 먹고 밥을 안 먹어 그런지 탄수화물이 정말 당겼다.
이렇게 김장 1일 차의 밤이 깊어간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리라(아키타견)가 그윽한 눈빛으로 부담스럽게 쳐다본다.
산책을 가자는 의미인가?
일단 절여놓은 김장배추를 씻어서 물기를 빼준다.
그리고 또 먹는다.
김장을 맞이해 준비한 사골 떡국
그리고 표정이 부담스러운 리라(아키타견)는 이모부에게 맡기고,
마루(진돗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리라 보다 훨씬 활동적인 이 녀석은 산책시키기 좀 힘들다.
산책시키는 내내 산에서 움직이는 들짐승들에게 신경이 곤두서 있다.
산책을 다녀온 후 물기가 빠진 배추에 속을 넣고 버무린다.
2020년 김장행사도 어느덧 마무리가 되어간다.
김장이 끝날 무렵 석화가 쪄졌고, 김장 속을 올려 먹는다.
정녕, 김장을 하러 온 것인가? 먹으러 온 것인가?
뭐 어쨌건 오랜만에 이모들과 가족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김장의 의미를 충분히 즐긴 것이다.
지금도 1~2주에 한 번씩 만나는 부모님
김장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지만, 살아계실 때 자주 찾아뵙는 게 효도라는 생각을 했다.
돈, 선물 다 의미 없다. 얼굴 자주 보고 이야기 나누며 함께 소통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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