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內浦] 살이/당진

당진 필경사의 가을 / 심훈의 상록수, 그날이 오면

내이름은수지 2020. 10. 3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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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아래 이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단풍을 따라 필경사에 왔다.

왠지 필경사라면 고즈넉하게 단풍의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필경사는 농촌계몽소설 '상록수'로 유명한 심훈 선생(1901~1936)이 직접 지은 집이자 '상록수'가 집필된 곳이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심훈 선생은 아버지가 살고 계시던 당진의 부곡리로 내려와 직접 이 집을 설계하고 지었다. 

 

 

심훈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소설가 겸 영화인으로도 활동하셨다. 대표적으로 소설 상록수를 집필하였는데, 상록수는 당진 시대적 풍조였던 브나로드 운동을 남녀 주인공의 숭고한 애정을 통해 묘사한 작품으로 오늘날에도 대중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1981년에는 일본에서도 이 책이 판매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필경사의 가을은 완벽했다.

혼자라 쓸쓸했지만, 가을 녘의 따사로움과 고요함이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그날이 오면 - 심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鍾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散散)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鼓]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필경사 한편에는 상록수 4종이 심어져 있다.

소나무, 전나무, 향나무, 사철나무가 필경사 내에 있다.

그중 가장 높게 뻗은 소나무 아래에 앉으니 코가 뻥 뚫렸다.

책 한 권을 가져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운영하지 않았던 심훈기념관도 운영 중에 있으니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필경사의 하늘 역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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